설거지라는 말만 들어도 귀찮게 느껴지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식사를 마친 후 쌓여 있는 그릇들을 보면 한숨부터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설거지를 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정리되고, 상쾌한 기분을 느낀다. 단순한 집안일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묘한 즐거움과 성취감이 숨어 있다.설거지를 시작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것은 따뜻한 물의 온기다. 차가운 접시도, 기름때가 묻은 그릇도 따뜻한 물을 만나면 부드럽게 변한다. 손끝에서 느껴지는 온기가 마치 마음을 녹이는 듯한 기분이 든다. 세제를 짜서 스펀지를 문지르면 조그마한 거품들이 생겨나고, 그 거품들이 기름기와 음식물 자국을 씻어내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도 작은 즐거움 중 하나다.설거지는 단순한 노동이 아니다. 어질러진 그릇을 하나씩 닦아가며 질서를 만들어가는..